버려진 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. 다만 뭉친다.
성수동, 트럭 한 대가 겨우 지나는 골목 끝. 사람들이 빈 창고라 부르던 반지하에는 틀다 만 노래, 끝까지 듣지 못한 멜로디, 지워진 데모들이 쌓이고 있었다. 그리고 어느 밤, 그것들이 엉겨 형체를 갖추었다. 사람들은 그것을 The Noise라 부른다.
같은 밤, 서로를 모르던 네 사람이 같은 신호에 이끌려 같은 골목에 도착했다. 간판에는 단 한 단어 — DISKOTEKA.
D.I.S.K는 DISKOTEKA의 네 개의 주파수다.
DANTE VEGA — Frequency D / Noise. 소음을 옷처럼 입는 남자. 그가 들어서면 공간의 조명이 한 단계 낮아진다. "I wear the noise."
IRIS NOA — Frequency I / Memory. 버려질 뻔한 노래와 박스 안쪽의 문장을 보관하는 슬리브 포엣. "I keep the songs people almost forgot."
SOL VERA — Frequency S / Signal. 조용한 아카이브를 단 한 번에 기억되는 후렴으로 바꾼다. "Catch the signal."
KIRO HAN — Frequency K / Rhythm. 박스가 닫히는 소리,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는 소리까지 리듬으로 듣는다. "Make the rhythm."
그날 이후 DISKOTEKA는 평범한 레코드숍이 아니다. 버려진 주파수를 거두고, 봉인하고, 다시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바꾼다. LP처럼 프레스되고, 바이닐처럼 박스에 담긴 옷으로.
SCAN. PLAY. WEAR.
그들에겐 데뷔의 매뉴얼도, 따라야 할 지도도 없었다. 그래서 첫 곡의 제목은 이것이다.
No Map For Us. 우리에겐 지도가 없다. 그러니 — 우리가 길이 된다.
